사무실 프린터가 멈추면 사람들은 잠깐 같은 편이 됩니다. 인쇄물이 누구 것인지보다 용지가 왜 없는지가 먼저 궁금해지고, 모두가 조용히 용지함을 내려다봅니다.

가장 멋진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새 종이를 가져오는 사람입니다. 그 순간만큼은 보고서 작성 능력보다 A4 묶음을 정확히 뜯는 손놀림이 빛납니다.

프린터는 늘 중요한 순간에 멈추지만, 이상하게 사람을 조금 협동적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토너를 확인하고, 누군가는 걸린 종이를 빼고, 누군가는 드라이버 창을 닫았다 엽니다.

작은 기계 하나가 멈추면 사무실의 숨은 역할들이 드러납니다. 평소엔 각자 일하지만, 종이 한 장을 뽑기 위해 잠깐 팀이 되는 장면이 꽤 웃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