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정리하다 보면 내용보다 색깔을 먼저 다듬고 싶어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색이 맞으면 일도 어느 정도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색깔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항목을 한눈에 보이게 만들고, 머릿속 소음을 조금 줄여 주는 효과는 있습니다.
서식은 형식이 아니라 마음의 손잡이일 때가 있습니다. 다만 손잡이를 너무 많이 만들면 어느 문을 열어야 할지 모르게 됩니다.
스프레드시트에 색을 입히는 순간 숫자는 조금 덜 차가워집니다. 같은 표인데도 헤더에 색이 들어가고 중요한 칸이 구분되면, 자료가 갑자기 말을 잘 듣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색칠이 웃긴 이유는 실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먼저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합계가 맞지 않아도 셀 색이 가지런하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작은 위안을 받습니다.
물론 색은 장식만이 아니라 읽는 순서를 알려 주는 도구입니다. 어디를 먼저 봐야 하는지, 어떤 값이 예외인지, 어느 구간이 같은 묶음인지 알려 주면 표는 훨씬 덜 피곤해집니다.
오늘웃김은 표 꾸미기를 허세로 보지 않습니다. 복잡한 하루를 조금이라도 알아보기 쉽게 만들려는 사람의 노력이 그 안에 조용히 들어 있습니다.
표에 색을 넣는 사람은 사실 보는 사람의 피로를 줄이고 싶어 합니다. 숫자를 예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다음 사람이 덜 헤매도록 길을 표시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스프레드시트 색칠은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복잡함을 덜 무섭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정리된 색 하나가 숫자 앞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 붙잡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