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약속이 취소되면 우리는 예의상 아쉬워합니다. 그런데 마음 한쪽에서는 조용히 달력이 활짝 열립니다.
갑자기 생긴 시간은 이상하게 소중합니다. 원래 쉬려고 둔 시간보다, 우연히 돌아온 시간이 더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가끔은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필요하고, 취소된 약속은 그 시간을 예상치 못한 형태로 줍니다.
주말 약속이 취소됐을 때 사람은 미안함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낍니다. 아쉬운 마음은 분명한데, 갑자기 생긴 빈 시간이 너무 조용하게 반가워서 표정 관리가 필요해집니다.
이 감정이 웃긴 이유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모두가 조금씩 변명하고 싶어 한다는 점입니다.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정말 괜찮아 보이면 예의가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합니다.
빈 주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돌려줍니다. 미뤄 둔 잠, 느린 식사, 의미 없는 영상,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방까지 갑자기 모두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취소된 약속은 실패한 일정이 아니라 회복된 여백으로 남기도 합니다. 오늘웃김은 그 여백 앞에서 슬쩍 웃는 마음을 과장하지 않고 기록합니다.
빈 시간이 생기면 사람은 미뤄 둔 일을 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때가 많습니다. 그 선택이 죄책감보다 휴식에 가까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계획표에 적히지 않아도, 몸과 마음은 그 빈칸을 꽤 정확하게 알아차립니다.
취소된 약속이 주는 안도감은 미안함과 함께 와서 더 사람답습니다. 갑자기 생긴 빈 시간은 실패한 일정이 아니라 자신에게 돌아온 작은 여백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