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나면 말할 수 있는 주제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그중 날씨는 가장 안전합니다. 덥네요, 비가 오네요, 바람이 세네요 같은 문장은 누구에게도 부담이 적습니다.

층수가 올라가는 동안 대화는 짧아야 합니다. 너무 길면 문이 열렸을 때 어색하고, 너무 없으면 그것도 조금 어색합니다.

날씨 이야기는 내용보다 분위기를 위한 말입니다. 같은 건물에 살지만 서로의 하루를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예의를 만들어줍니다.

엘리베이터는 매일 타지만 매번 작은 사회가 됩니다. 몇 초짜리 공간에서도 사람은 적당한 거리와 친절을 조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