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자주 타는 사람에게 문 위치는 단순한 문 위치가 아닙니다. 어느 역에서 계단이 가까운지, 어느 칸이 덜 붐비는지, 어떤 문 앞에 서야 환승 통로로 바로 이어지는지까지 포함된 생활형 좌표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끼리도 같은 문 앞에 반복해서 서다 보면 묘한 동료 의식이 생깁니다. 서로 이름은 모르지만 이 사람도 같은 계산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정확히 압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장면은 꽤 정교합니다. 누가 가르쳐준 적 없는데도 도시의 아침은 작은 합의로 움직입니다.

오늘웃김은 이런 장면이 재미있습니다. 거창한 능력은 아니지만, 자기 하루를 2분 줄이기 위해 쌓아온 경험이 사람마다 하나쯤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