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냉장 진열대에 삼각김밥이 하나만 남아 있으면 사람은 이상하게 신중해집니다. 방금 전까지 배고팠을 뿐인데 이제는 이 선택이 오늘 밤의 방향을 정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맛이 평소 좋아하던 것이 아니어도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남은 하나를 고르는 일에는 어쩐지 놓치면 안 될 기회 같은 분위기가 생깁니다.
계산대에 올려놓고 나서야 조금 웃깁니다. 나는 대단한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 늦은 시간에 탄수화물을 샀을 뿐입니다.
그래도 그런 작은 선택이 하루를 마감하게 해줍니다. 대단하지 않은 음식이지만, 늦은 밤에는 대단하지 않아서 더 편한 순간이 있습니다.
편의점 마지막 삼각김밥 앞에 서면 선택은 갑자기 무거워집니다. 평소라면 지나쳤을 맛도 마지막 하나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해 보입니다. 남은 것이기 때문에 덜 매력적일 수도 있는데, 동시에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생각이 손을 느리게 만듭니다.
이때 사람은 맛보다 상황을 더 많이 계산합니다. 배고픔의 정도, 다음 편의점까지 거리, 전자레인지 줄, 혹시 더 나은 메뉴가 들어올 가능성까지 따집니다. 작고 싼 음식 하나를 두고 이렇게 오래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하면 조금 웃기지만, 그 순간에는 꽤 진심입니다.
마지막 하나가 주는 힘은 희소성에 있습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진열대에 가득 있을 때와 혼자 남아 있을 때는 다르게 보입니다. 결국 집어 들든 내려놓든, 편의점의 짧은 통로에서 우리는 생활의 작은 선택들이 얼마나 쉽게 드라마가 되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마지막 삼각김밥을 고르는 일은 작지만 분명한 선택입니다. 배고픔은 단순한데 선택지는 늘 감정까지 끌고 들어옵니다. 그래서 편의점 진열대 앞의 몇 초가 하루의 짧은 장면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