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서랍에서 잊고 있던 과자를 발견하면 반가움보다 날짜 확인이 먼저입니다. 먹을 수 있으면 선물이고, 애매하면 고민입니다.
유통기한 숫자를 읽는 표정은 의외로 진지합니다. 하루 이틀 지난 것인지, 몇 달이 지난 것인지에 따라 마음의 회의가 열립니다.
포장 상태도 살핍니다. 공기가 들어갔는지, 냄새가 이상한지, 바삭함이 남아 있을지까지 작은 검사 절차가 이어집니다.
결국 간식은 먹는 것보다 발견하는 순간이 더 재미있을 때가 있습니다. 과거의 내가 숨겨둔 작은 비상식량을 현재의 내가 심사하는 장면이니까요.
간식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순간 사람의 표정은 이상할 만큼 진지해집니다. 방금 전까지 아무 생각 없이 봉지를 집어 들었는데, 숫자를 보는 순간 작은 심사가 시작됩니다. 하루 지났는지, 한 달 지났는지, 냄새를 맡아 볼지, 괜히 옆 사람에게 물어볼지 판단해야 합니다.
이 장면이 웃긴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정해 놓고도 근거를 찾는다는 데 있습니다. 먹고 싶으면 '괜찮겠지' 쪽의 증거를 모으고, 찝찝하면 '버리는 게 맞지' 쪽의 표정을 짓습니다. 유통기한은 객관적인 날짜지만 간식 앞에서는 묘하게 협상의 대상이 됩니다.
사무실 서랍이나 집 찬장에서 나온 오래된 과자는 작은 시간 캡슐 같기도 합니다. 언제 사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의 배고픔과 대비책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확인하는 몇 초 동안 우리는 간식보다 과거의 자신을 먼저 마주하게 됩니다.
간식 앞에서의 판단은 늘 과학과 희망 사이에 있습니다. 날짜를 확인하고도 한 번 더 냄새를 맡는 행동에는 버리기 아까운 마음, 먹고 싶은 마음, 괜찮을 거라는 자기 설득이 조용히 섞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