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필기 앱에서 새 노트를 만들면 마음이 산뜻해집니다.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았는데 이미 정돈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펜 색을 고르고 제목을 적는 순간이 가장 자신감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첫 줄을 너무 예쁘게 쓰려다 보면 내용보다 모양에 더 오래 머뭅니다.
그래도 디지털 필기는 매력적입니다. 지울 수 있고, 옮길 수 있고, 페이지를 끝없이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생각을 조금 덜 겁나게 만듭니다.
새 페이지의 자신감은 오래가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작하게 만드는 힘만큼은 분명히 있습니다. 빈 화면은 가끔 가장 친절한 응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