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책을 사고 나온 뒤 영수증을 책갈피처럼 꽂아 두는 일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책갈피가 없어서 시작한 행동인데, 이상하게 그 책과 잘 어울릴 때가 있습니다.

영수증 책갈피가 좋은 이유는 책을 산 순간을 같이 데려오기 때문입니다. 날짜와 서점 이름이 남아 있어, 나중에 펼쳤을 때 그날의 동선이 살짝 되살아납니다.

웃긴 점은 종이가 너무 현실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멋진 문장 사이에 가격과 승인번호가 끼어 있으면, 독서의 낭만과 생활의 계산이 한 페이지에서 만납니다.

그래도 그 조합은 묘하게 자연스럽습니다. 책은 결국 생활 속에서 읽히고, 영수증은 그 책이 내 하루에 들어온 경로를 알려 줍니다.

읽던 위치를 표시하는 일은 단순한 기능이지만 마음에는 작은 약속처럼 남습니다. 여기까지 읽었고, 언젠가 다시 이어 읽겠다는 표시가 됩니다.

책갈피를 잃어버리는 사람에게 영수증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얇고 가볍고 이미 손에 있으며,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쓸 이유를 줍니다.

오늘웃김은 이런 독서의 주변 물건을 중요하게 봅니다. 책을 읽는 경험은 본문만이 아니라 책을 사고, 들고, 잠시 멈추는 과정까지 포함합니다.

결국 서점 영수증 책갈피는 작은 기록입니다. 읽던 페이지와 구매한 하루가 같이 꽂혀 있으니, 종이 한 장이 뜻밖에 오래 남습니다.